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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08. 1. 1. 09:29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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강론을 위해 입을 열자말자 뭘, 그리고 왜 오늘 성탄을 축하하는가? 하며 다짜고짜 물었다.
신부님이 3년여 폴란드에서 사목한 이야기를 하면 풀어나갔다. 폴란드에서 사목하며 여행하기 위해 체코 프라하에 간 적이 있었다. 그 때 만난 동포들이 체코에 온 이후 수년 동안 한 인 신부님과 미사를 지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말에 딱해 보여 매주 프라하에 와서 미사를 집전해주겠다고 약속을 해버렸단다. 그 날부터 서너명의 신자를 위해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12시간을 운전해서 폴란드 바르사바와 프라하를 오갔다고 한다. 폴란드는 겨울엔 아주 춥고, 눈이 많은 지역이라 어떤 땐 눈에 막혀 오도 가도 못할 지경일 때도 있었지만 그 약속을 지켰다고 한다. 그렇게 하기를 3년여 하면서 은근히 서운한 마음이 일었다 한다. 받기에 익숙해 있는 그들이 야속해보여서 말이다. 그러나 약속은 약속이었기에 서운한 마음을 누르고 오가기를 계속하던 중 체코에 있던 그들이 신부님이 오는 대신에 자신들이 한번 폴란드로 미사를 봉헌하려 왔다. 미사 한 시간을 봉헌하기 위해 12시간을 운전해서 바르사바에 당도해보니 그 간 신부님이 보여준 노력이 어떠하였나를 깨닫게 되었다며 그 간 보여준 신부님의 고마운 마음에 아무 말도 못하고 울기만 하였다고 한다. 그 순간 신부님이 갖고 있던 서운한 마음도 다 녹아 없어짐을 체험하였다고 한다. 예수님의 모습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사랑할 사람이 사랑 받을 사람을 찾아 나선다는 것이다. 성탄일은 예수님이 하늘의 옥좌에서 우리를 극진히 사랑하기 위하여 사람으로 태어나신 날이다. 오늘이 바로 그 날이다. 그러기에 오늘은 복된 날이다. 새로운 삶의 방식이 시작된 날이다. 이런 사실을 우리가 믿는다면 오늘 성탄일이 기쁘지 않을 수 없고, 그런 사랑을 받은 우리 각자에게 축하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.
김홍식 시몬 신부. 폴란드에서 교포사목을 맡고 있는 중 충남대병원 교회의 성탄미사 강론을 요약.
추신 : 너무나 당연한 내용이지만 기쁨 없이 성탄을 맞이한 나에게 심지에 불이 붙는 그런 느낌이 들게 해주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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